“게헤 있느냐?” ― 우리말 속에 살아 있는 범어(梵語)의 뿌리
“게헤 있느냐?” ― 우리말 속에 살아 있는 범어(梵語)의 뿌리김석훈 ㅣ 우리말 뿌리연구가, 『우리말 범어사전』 편저자사극을 보면 길가는 선비가 어느 집 대문 앞에서“게헤 있느냐! 게헤 없느냐!” 하고 외치는 장면이 있다.이 낯익은 말 속에는 단순한 ‘옛 표현’을 넘어수천 년 전 인류 언어의 흔적과 철학이 숨어 있다. 1. ‘게헤(gehe)’ ― 집(家), 몸, 그리고 삶의 근원‘게헤’는 산스크리트어 **geha(게하)**에서 온 말이다.이 단어는 **‘집’, ‘거처’, ‘몸의 거주지’**를 뜻하며,단순히 사람이 머무는 공간이 아니라영혼이 머무는 그릇, 삶의 중심이라는 철학적 의미를 품고 있다. geha = house, dwelling, habitation, family life즉 “게헤 있느냐”는 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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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여왕의 언어가 남도 사투리 속에 살아 있다
왕과 여왕의 언어가 남도 사투리 속에 살아 있다― “어이 마히시, 애마리요, 아이마다”의 비밀전남 고흥의 한 시골마을.밭에서 일하던 아버지는 아내를 향해 “어이 마히시(여왕님, 가까이 오시게)” 하고 부르셨다.어머니는 미소 지으며 “애마리요(왕이시여)”라고 대답하셨다.그리고 마당에서 아이들을 부르실 때는 “아이마다(내 사랑, 꿀, Honey) 이리 오너라!” 하셨다. 언뜻 보면 단순한 옛말 같지만, 『우리말 범어사전』에 따르면 이 말들 속에는 놀라운 언어의 유산이 숨어 있다.‘마히시(mahiśī)’는 산스크리트어로 ‘여왕’, ‘왕후’를 뜻한다.‘아마루(amaru)’는 ‘왕’의 이름이자 ‘군주의 칭호’이며,‘마다(madā)’는 ‘꿀’, ‘아름다운 대상’, ‘황홀’, ‘열정’을 의미한다. 즉, 남도의 평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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