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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과 석가모니 — 우리말의 뿌리를 찾아서

다일라 2025. 11. 7. 07:59

김석훈 | 우리말 뿌리연구가, 『우리말 범어사전』 편저자

 

126년 전, 1899년.
영국의 인도학자 모니에르 윌리엄스 경(Sir Monier-Williams)이 펴낸

《옥스포드 범어-영어 사전(Oxford Sanskrit-English Dictionary) 》속에는 놀라운 한 구절이 실려 있다.

 

                                                   “단군(Dangun)은 석가모니의 조상 중 한 사람이다.”

 

서양 학자의 기록 속에 “단군”이 등장한다는 사실은 놀랍다.
이는 한민족의 신화로만 여겨져 온 단군이, 이미 19세기 서구 인도학의 연구 체계 안에서도

역사적 실존과 불교의 뿌리로 인식되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석가모니는 고대 인도의 크샤트리아(Kṣatriya), 즉 ‘왕족 무사 계급’에 속했다.
흥미롭게도, 이 단어의 첫 자음 ‘크(크ṣa-)’가 묵음 처리되면 ‘샤투리아(Śatriya)’가 된다.
그리고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단어 **‘사투리’**가 바로 여기서 이어진다.

 

다시 말해, ‘사투리’는 단순히 지방의 방언이 아니라,
“왕족 무사의 말”, 곧 귀족 언어(royal speech)를 의미하는 말의 유산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투리 쓴다”고 말할 때조차, 사실은 3천 년 넘은 왕족의 언어 습속을 무의식적으로 이어오고 있는 셈이다.

이 전통은 지금도 한반도의 남녘, 특히 전남 지역의 언어와 생활 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고흥을 비롯한 남도 지역에서는 오래전부터 부부가 서로를 이렇게 불러왔다.

 

 

                                                                 “어이 마히시.”
                                                             “애마리요.”

범어 어원을 통해 보면,
어이 마히시(어이 마히시)’는 *“여왕님, 내게 가까이 오소서.”*라는 뜻이며
애마리요(애마리요)’는 *“왕이시여.”*라는 존칭이다.
(『우리말 범어사전』 231쪽, 518쪽 참고)

이 짧은 부부의 호칭 속에는 3,500년 이상 이어져 온 왕족 무사의 언어 전통,
그리고 고대 인도·코리아 문화의 혈연적 교류가 고스란히 숨 쉬고 있다.

 

이와 같은 언어적, 문화적 연결의 고리를 다시 일깨워주는 이는
미국 버지니아 주 맥클린에 계신 이돈성(Don S. Lee) 교수이다.
그는 의과대학 교수직을 내려놓고 오랜 세월 동안 동북아 상고사를 연구해온 학자다.
그의 신간 《We Need Another Voice — Taoism to Zen Buddhism

(『우리는 또 다른 목소리가 필요하다 — 도교에서 선불교까지』)는
학계와 대중 모두를 향한 “사막 속의 외로운 목소리”라 할 만하다.

이돈성 교수는 고대 표의문자와 불교 경전을 분석하며 다음과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

 

 

                                                         “고대 한국어가 석가모니의 모국어였으며,

                                                     그 언어가 불교 경전의 공식 언어로 이어져
                                                           팔리어(Pāli)의 뿌리가 되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고대 한국 신앙은 도교(道敎)와 원시 불교의 씨앗이었다.
불교의 초기 승려들이 자신의 뿌리를 찾아 여정을 떠났을 때,
그들은 결국 고조선의 수도 금미달(今彌達)에 이르렀다.
그곳에서 산신(山神)이 된 단군(壇君)을 미륵(彌勒)으로 형상화하였으며,
고귀함의 상징이던 학(鶴)을 대신해 기러기(鴈, yan)로 바꾸어 상징화하였다.
이때 붙여진 이름이 바로 안문관(雁門關)이다.
이 신앙은 세월을 거쳐 다시 한반도로 돌아와, 미륵불(彌勒佛)로 되살아났다.

불교에서는 안문관의 왕, ‘기러기 왕(鴈王)’을
부처의 상징적 표현으로 받아들였다.
결국, 단군에서 석가로, 석가에서 미륵으로,
하늘과 인간, 동방과 서방의 정신이 하나로 이어지는
언어와 신앙의 대서사(大敍事)가 완성된 셈이다.

 

                                                        “고대 한국어가 바로 석가모니의 모국어였다.”

                             이돈성 교수, 『We Need Another Voice — Taoism to Zen Buddhism』

 

                                                         “단군은 석가모니의 조상 중 한 명이다.”

                               Sir Monier Williams, Oxford Sanskrit-English Dictionary (1899)

 

우리의 말 한마디, 이름 하나에도
우주와 인간의 오랜 기억이 스며 있다.
사투리 한 구절, 부부의 부름 속에도
왕의 말, 신의 언어, 범어의 진동이 여전히 살아 있다.

 

단군 다일라!
우리말 다일라!
대한민국 다일라!

 

 

원문 인용 및 참고

  • 『우리말 범어사전』 168~169쪽, 231쪽, 334쪽, 518쪽, 639쪽
  • Monier-Williams, Sanskrit-English Dictionary, Oxford University Press, 1899
  • Don S. Lee, We Need Another Voice — Taoism to Zen Buddhism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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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檀君)은 석가모니 선조 중 한 명

 

단군(檀君)은 석가모니 선조 중 한 명

동이문화원 · 자유게시판 - 석가모니 초상화 석가모니는 크샤트리아(왕족 무사 계급)에 속하고, '크'가 묵음되면 '샤투리아'입니다.지금 우리가 방언으로만 알고 써온 '사투리'는 곧 "왕족무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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