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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여왕의 언어가 남도 사투리 속에 살아 있다

다일라 2025. 10. 19. 23:06

왕과 여왕의 언어가 남도 사투리 속에 살아 있다

“어이 마히시, 애마리요, 아이마다”의 비밀

전남 고흥의 한 시골마을.
밭에서 일하던 아버지는 아내를 향해 “어이 마히시(여왕님, 가까이 오시게)” 하고 부르셨다.
어머니는 미소 지으며 “애마리요(왕이시여)”라고 대답하셨다.
그리고 마당에서 아이들을 부르실 때는 “아이마다(내 사랑, 꿀, Honey) 이리 오너라!” 하셨다.

 

언뜻 보면 단순한 옛말 같지만, 『우리말 범어사전』에 따르면 이 말들 속에는 놀라운 언어의 유산이 숨어 있다.
마히시(mahiśī)’는 산스크리트어로 ‘여왕’, ‘왕후’를 뜻한다.
아마루(amaru)’는 ‘왕’의 이름이자 ‘군주의 칭호’이며,
마다(madā)’는 ‘꿀’, ‘아름다운 대상’, ‘황홀’, ‘열정’을 의미한다.

 

즉, 남도의 평범한 농부 부부가 서로를
“왕이시여, 여왕이시여, 내 사랑이여”
라고 부르던 셈이다.

이런 말이 사투리로 남아 있다는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사투리’라는 말 자체가 본래 ‘왕족 무사의 언어를 뜻하는 범어에서 비롯되었다.


세월이 흘러 ‘왕족이 쓰던 말’이 지역어로 전해지며 지금의 사투리가 된 것이다.

결국, 우리가 “촌스러운 말”이라 여겼던 사투리 속에는
왕족의 언어, 고대의 품격, 그리고 존중의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것은 신분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를 귀히 여기는 마음이 언어로 이어진 인류 문화의 정수이다.

고흥의 부모님은 단지 농부가 아니었다.
그분들은 수천 년의 언어와 정신을 생활 속에서 이어온 우리말의 마지막 왕족이었다.

우리말 범어사전 231쪽

 

우리말 범어사전 518쪽

 

우리말 범어사전 226~227쪽